첫째로 어휘력이에요. 예를 들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영어 단어가 지문 속에서 본인이 알고 있는 뜻과 다른 경우가 있어요. 주로 다의어인 경우죠. 그 때 문맥에 맞는 뜻을 모른다면 이해에 어려움이 생겨요. 문맥으로 파악이 어느 정도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지문 내에서 다른 어휘를 97~98% 이상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해요. 특히 어휘 실력이 들쭉날쭉하거나 부족한 수험자들의 경우 의미 파악이 잘 안 되는 부분에서는 대충 훑으면서 넘어가거나 상상하면서 뇌피셜로 읽게 되요. 일종에 부정적인 읽기 보상 전략인데, 내용 이해가 완전히 산으로 가버리게 되지요. 특히 세부 내용을 묻는 유형의 문제를 풀 때 지문에서 답에 해당하는 부분이 잘 안 보여서 답을 못 찾게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배경지식이에요. 아이엘츠 리딩의 읽기 지문에 다양한 분야의 소재들이 등장하는 건 잘 알고 계실 거예요. 평소 관심이 없거나 익숙하지 않은 주제의 지문을 만나면 잘 안 읽히는 데다가 단어도 익숙하지 않아서 읽기 답답하거나 답을 찾는 데 진땀났던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반대로 너무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지문을 운 좋게 만난다면 설사 어휘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마치 한국어로 쓰인 글을 읽는 것처럼 어느 정도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게 되고 답 찾기도 쉬워지고요.

세 번째는 문법이에요. 다행히 아이엘츠 리딩 지문의 문법 수준은 수험자가 영어 복문이나 특수구문 중 도치된 문장을 처리할 수 있는 정도 실력이라면 크게 어려움이 없을 거예요. 대한민국 정규 영어교육과정 문법 난이도로 비교해보자면 쉬운 지문은 중학교 3학년 교과서 본문, 어려운 지문은 고등학교 1~2학년 교과서 본문 정도의 문법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아이엘츠 리딩 지문은 길이가 길고, 문제 유형에 따라서 주로 지문과 문제를 계속 대조하며 읽어야 하죠. 자연스레 수험자가 문법이 익숙하지 않은 문장들을 많이 만날 수록 독해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밖에 없고요. 문법이 문제라면 해결 방법은 간단한데, 평소 문풀 연습을 할 때 문법적으로 어려운 문장들이 보일 때마다 표시해놓고 해당 부분에 적용되는 문법을 학습하시면 되요.

네 번째는 글의 복잡성이에요. 쉽게 말하면 지문을 쓴 사람의 문체와 논리 흐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문을 쓴 작가가 특정 분야의 소재를 가지고 독자가 내용 흐름에 어려움 없이 읽도록 썼는지 복잡하게 읽도록 썼는지에 따라 읽기 난이도가 달라져요. 아이엘츠 리딩 지문 특성상 중심 소재를 여러가지 내용으로 전개시키는데 매 단락마다 소재를 조금씩 변화시키면서 전체 글이 구성돼요. 단락 제목 맞추기 유형을 출제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한 단락 내에서는 단순히 소재 한 두개만으로 내용 전개를 하기 때문에, 읽을 때 논리 흐름만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쉽게 읽힌다고 느낄 거예요. 답 찾기도 쉽고요. 반면에 단락 내에서 읽기 흐름을 방해하는 여러 장치가 사용되었다면 내용 전개가 다양하고 복잡해져서 잘 안 읽히게 되지요. 답 찾기도 힘들어지고요. 예를 들면, 아카데믹 모듈 리딩에서 글의 복잡성으로 난이도를 높게 만드는 지문이 주로 과학이나 공학 관련 소재를 다루는 글이지요. 특히 세 번째나 마지막에 배치되는 지문의 경우 매 단락마다 소재도 다양하고 내용 흐름이 조금씩 계속 바뀌기 때문에 수험자들이 애를 굉징히 많이 먹지요. 게다가 소재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배경지식 부족)에 여려운 용어(어휘 부족) 콤보까지 크리티컬로 맞게 되면 더욱 멘붕에 빠지게 되고요.

위의 네 가지 요인들 이외에도 문제 풀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원인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지문 독해를 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렵거나 막히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되짚어보고 분석해보세요. 이렇게 부족한 부분들을 점차 개선하고자 노력한다면 조만간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